브루가다 증후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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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루가다 증후군

조용한 심장의 경고, 우리가 미처 알지 못한 이름

세상에는 예상할 수 없는 일이 참 많습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당혹스러운 일은 ‘돌연사’라는 단어 앞에 멈춰 서게 되는 순간입니다. 특별한 병력도 없고, 특별한 증상도 없던 사람이 어느 날 갑자기 숨을 거둔다면, 그 충격은 더 크기 마련입니다. 특히 수면 중 발생했다면 더더욱 그렇습니다.

 

이러한 갑작스러운 죽음의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는 질환이 바로 브루가다 증후군(Brugada Syndrome) 입니다. 다소 생소하게 느껴지는 이름이지만, 결코 드물지 않은 이 질환은 조용히, 그러나 치명적으로 다가올 수 있습니다.

 

브루가다 증후군

 

 

브루가다 증후군이란 무엇인가요?

브루가다 증후군은 심장의 전기적 활동에 이상이 생기는 유전성 질환입니다. 심장은 일정한 전기 신호를 통해 수축과 이완을 반복하는데, 이 전기 신호가 흐르는 경로에 이상이 생기면, 심장의 박동이 비정상적으로 바뀔 수 있습니다. 이 증후군에서는 심실세동(ventricular fibrillation)이라는 심장의 위험한 부정맥이 발생할 수 있으며, 심실세동은 몇 분 내에 적절한 응급 처치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심정지로 이어지게 됩니다.

 

 

브루가다 증후군의 가장 큰 문제는, 겉보기에 건강한 사람에게서 별다른 전조 없이 나타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병의 존재를 인지하지 못한 채 일상생활을 하다가, 수면 중 돌연사로 이어지는 사례도 보고되고 있습니다.

 

 

 

 

브루가다 증후군 원인은 무엇인가요?

브루가다 증후군은 유전적인 원인으로 발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가장 흔하게는 SCN5A 유전자 돌연변이가 발견되며, 이 유전자는 심장의 나트륨 채널을 조절하는 역할을 합니다. 이 채널의 기능에 이상이 생기면 심장 내 전기 신호가 정상적으로 전달되지 않아 부정맥이 발생하게 됩니다.

 

 

흥미로운 점은, 브루가다 증후군이 특정 인종과 성별에 더 흔하게 나타난다는 사실입니다. 동아시아계 인구, 특히 한국, 일본, 태국 등지에서 비교적 높은 빈도로 보고되고 있으며, 여성보다 남성에게서 약 8~10배 더 높은 발병률을 보입니다. 또한 발병 시기는 대개 30대 후반에서 50대 초반 사이로 알려져 있습니다.

 

 

 

 

브루가다 증후군 증상이 있나요?

대부분의 브루가다 증후군 경우, 무증상입니다. 하지만 일부 환자에게는 다음과 같은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 이유 없는 실신 혹은 어지럼증
  • 자는 중 갑작스러운 심계항진(심장이 빠르게 뛰는 느낌)
  • 호흡 곤란, 수면 중 질식감
  • 가족 중 돌연사 병력 존재

이러한 브루가다 증후군 증상은 비특이적이지만, 수면 중 이상 증상이 반복된다면 반드시 검사를 받아야 합니다. 실신은 심장의 전기적 이상으로 인해 뇌로 가는 혈류가 일시적으로 차단되었을 때 나타나는 대표적인 증상 중 하나입니다.

 

 

 

 

브루가다 증후군 진단은 어떻게 하나요?

브루가다 증후군은 심전도 검사(EKG)를 통해 진단할 수 있습니다. 특정한 형태의 ST 분절 상승(Brugada pattern)이 보일 경우, 의심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전형적인 심전도 형태는 항상 나타나지 않기 때문에, 증상이 의심되더라도 일반적인 심전도에서 확인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럴 경우에는 약물 유도 검사를 통해 증상을 유발하여 진단을 시도하기도 합니다.

 

 

또한 유전자 검사를 통해 관련 돌연변이 유무를 확인할 수도 있으며, 가족력이 있는 경우에는 가족 전체의 스크리닝 검사가 권장됩니다.

 

 

 

 

브루가다 증후군 치료는 가능한가요?

현재까지 브루가다 증후군을 완전히 치료할 수 있는 약물은 없습니다. 그러나 심정지와 같은 위급한 상황을 예방하기 위해, 삽입형 제세동기(ICD, Implantable Cardioverter Defibrillator)를 사용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장치는 심장의 리듬을 지속적으로 감시하고 있다가, 심실세동이 발생하면 자동으로 전기 충격을 가해 심장을 다시 정상적으로 뛰게 만듭니다.

 

 

삽입형 제세동기는 고위험군에게 적극적으로 권장되며, 실신 경험이 있거나 심전도상 위험 신호가 분명한 환자에게 우선적으로 적용됩니다.

 

 

 

 

브루가다 증후군 일상생활에서 주의할 점은?

브루가다 증후군 환자 또는 고위험군으로 진단된 사람은 다음과 같은 상황을 주의해야 합니다.

  • 고열(발열) : 열이 나면 심전도 이상이 더 두드러질 수 있으므로, 빠르게 해열제를 복용해 체온을 조절해야 합니다.
  • 과도한 음주, 탈수, 무리한 운동 : 이러한 요소들은 심장 전기 신호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 심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약물 복용 주의 : 일부 약물은 심장 리듬에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약 복용 전 전문의와 상담이 필수입니다.

 

 

 

브루가다 증후군은 드물고 생소한 질환처럼 보일 수 있지만, 실제로는 많은 돌연사의 이면에 숨어 있는 원인 중 하나입니다. 증상이 거의 없고, 건강해 보이는 사람에게도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조기 발견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한 번의 심전도 검사, 한 번의 유전자 검사로 생명을 지킬 수 있다면, 그건 결코 과한 조심이 아닐 것입니다. 내 가족 중 누군가가 심장과 관련된 증상을 겪고 있다면, 불편으로 넘기지 말고 전문가의 진료를 받아보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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